"책육아 하세요?"
첫째가 어렸을 때는 '책육아'가 꽤 유행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조금 이상했어요.
당연히 읽어줘야하는건데, 그게 특별한 육아인가 싶었거든요.
돌이켜보니 제가 한 건 딱 4가지였어요.

아이가 있는 곳에 책을 두기
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게 하기
한 권을 읽어도 같이 놀면서 읽기
자기 전 책 한 권 루틴
초등학생이 된 지금, 이 작은 습관이 생각보다 오래간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책을 장난감처럼 놀게 했어요
100일 전부터 선물 받은 블루래빗 책을 정말 많이 보여줬습니다.
아이는 만지고 누르고 보고 가지고 놀았습니다.
책이 찢어지고 망가지기도 했지만 괜찮았어요.
책은 얌전히 앉아서 읽어야 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거실이고 방이고 곳곳에 책을 두었습니다.
아이는 책장에서 책을 몽땅 꺼내기도 했어요.
바닥에 펼쳐놓고 놀거나 블록처럼 쌓고 놀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꽤 정신없는 집이었을 거예요.
그래도 책을 다 꺼냈다고 야단친 적은 거의 없어요.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물건'으로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한 권을 읽어도 같이 놀면서 읽었어요
같은 책을 계속 읽어주는 게 지겨울 때도 있죠.
그래서 저는 글자만 읽지 않고 책 속으로 같이 들어가서 놀았어요.
애벌레가 택시를 타는 장면이 나오면 제가 택시가 됐어요.
아이를 등에 태우고 "애벌레 택시 출발합니다!"
머리카락을 하나씩 뽑는 장면에서는 "하나, 둘, 셋…"
같이 세어봤고요.
그렇게 책 한 권이 '독서 시간'이 아니라 엄마랑 노는 시간이 됐습니다.
원래 아기랑 노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힘들지도 않았고, 오히려 재미있었어요.
자기 전엔 무조건 책 한 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루틴이었어요.
밤에 자기 전에는 각자 원하는 책을 한 권씩 골랐어요.
첫째 한 권, 둘째 한 권.
저도 한권이요!
(이때 내가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책을 골랐죠.
엄마가 읽고 싶은것처럼)
아이들이 "아, 자기 전에는 책을 한 권 읽는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요.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지금도 자기 전에 책 한 권은 꼭 꺼내옵니다.
학교에 가고 할 일도 많아져서 어릴 때처럼 많이 읽진 못하지만, 그 습관만큼은 남아 있어요.
어릴 때 만든 작은 습관이 꽤 오래가는구나 싶습니다.
잔소리 없이 아이가 책을 찾게 된 이유
아기 때는 정말 목이 찢어줘라 읽어줬어요.
그런데 몇 년 그렇게 책을 가까이해주면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혼자 책을 고르고 읽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학교생활과 다른 관심사 때문에 예전만큼 많이 읽지는 않아요.
그래도 책 자체를 싫어하지 않는 아이가 된 건 확실히 느껴요.
우리 아이들은 여행을 가면
차에서 읽을 책부터 챙긴답니다
그래서 가끔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책 좀 읽어!" 하고 매일 잔소리하며 힘들어하는 것보다, 아기 때 몇 년 조금 힘들더라도 책을 곁에 두고 같이 읽어주는 쪽이 오히려 편하지 않을까 하고요.
책 읽기도 결국 습관이니까요.
결국 비결은 '책이 늘 곁에 있었던 것'
돌이켜보면 특별한 책육아는 아니었어요.
비싼 전집을 사기도 했지만 하나사면 30번씩 반복해서 읽혔기 때문에
돈이 아깝지 않았어요.
집에 책이 많았고
아이가 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고
한 권을 읽어도 재미있게 읽어줬고
자기 전엔 책 한 권을 읽었고
그걸 몇 년 동안 반복했어요
지금도 아이가 책을 엄청 많이 읽는다고는 못 해요.
하지만 책을 싫어하지 않고, 자기 전에 책 한 권을 찾고,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면 혼자 앉아서 읽는 모습을 보면 '그
래도 어릴 때 책을 가까이해준 건 잘했구나' 싶어요.

책을 많이 읽는 아이를 만들려고 애썼다기보다,
책이 자연스러운 아이로 키우려고 했던 것.
제가 한 책육아는 딱 그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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