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11월생입니다.
어린이집 다닐 때도 또래보다 늘 작았지만, '늦은 달에 태어났으니 당연히 그렇겠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5살이 되던 무렵
3살인 둘째의 친구들마저 저희 첫째보다 키가 커지기 시작하더군요.
두 아들을 데리고 외출할 때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듣는 말이 있었습니다.
"어머, 둘이 쌍둥이에요?"
매일 그 소리를 듣는데 속상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영유아 검진 6프로
그러던 어느 날, 영유아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아이 키가 하위 6프로가 나왔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4프로 미만이면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데, 6프로니까 괜찮아요~"라고 무심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아니, 6프로라고 안심할 때가 아니잖아?!'
그 길로 바로 유명한 소아청소년과 성장클리닉을 알아봤습니다.
집에서 거리는 좀 멀었지만 당시에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소아과를 예약했고, 몇 달을 대기한 끝에 첫 진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첫날 아이 손 엑스레이(성장판)를 찍고, 피검사까지 진행했습니다
(초진 진료비와 검사비 합쳐서 10만 원 안팎 정도 들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당장 큰 이상은 없었고, 아직 어리니 경과를 관찰하자며 1년 뒤에 다시 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너무 조급한 마음에
"선생님, 그럼 제가 1년 동안 집에서 뭘 해주면 될까요?" 하고 물었죠.
선생님의 답은 의외였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키 키운다고 이상한 약이나 영양제
먹이지 않는 게 도와주는 겁니다."
특히 키 성장에 좋다고 알려진 녹용이나 홍삼 같은 보약류는 자칫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성조숙 유발) 만들 수 있으니 절대 먹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아이에게 성장 관련 한약이나 보약은 절대로 먹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병원 지정'의 중요성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금도 여전히 작습니다.
학교에 가니 또래들과 비교되어 더 작아 보이더군요.
그래도 5살 이후로 매년 1번씩 성장클리닉을 꾸준히 방문하며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 병원을 계속 다니다 보니 가장 좋은 점은
'아이의 성장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올해 몇 cm 컸네"가 아닙니다.
작년엔 하위 8프로였는데 올해는 12프로로 올라왔으니 잘 따라잡고 있네요" 처럼
아이만의 성장 곡선과 속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거든요.

그러다 중간에 한번,
아빠 대학병원 진료에 따라갔다가 소아청소년과 대기가 없길래 충동적으로 진료를 보고 뼈 사진을 찍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대학병원이어도 기존의 성장 데이터와 기록이 없으니 진료가 매우 겉도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깊이 있는 대화나 아이 상태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불가능하더라고요.
이 경험을 통해 "성장클리닉은 무조건 한 병원을 지정해서 꾸준히 기록을 남겨야 하는구나"를 깨달았습니다.
맘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11월~12월생이라고 무작정 기다리지 마세요.
하위 10% 미만이라면 일단 성장판 엑스레이와 기본 검사로 아이의 뼈 나이를 확인해 두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성장클리닉은 '데이터 누적'이 핵심입니다.
여기저기 병원을 옮겨 다니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한 곳을 지정해 매년 같은 조건에서 추적 검사를 받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출처 불명의 성장 보약/영양제 주의!
전문가 상담 없이 과도한 보약이나 성분 불분명한 식품을 먹이는 것은 오히려 성장판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제 저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내년에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시작해 볼까 마음을 먹었는데요.
제가 왜 성장주사를 결정하게 되었는지, 그 고민 과정과 이유는 다음 글에서 솔직하게 이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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