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어떤 운동을 시켜야 할지 고민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첫째가 여섯 살이었을 때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시작하게 했습니다.
남자아이라면 축구 하나쯤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가 달리기를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크게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운동신경이 유난히 부족하다는 것도 잘 몰랐고요.
그런데 축구를 보내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축구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운동이었습니다.
반대로,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인라인에서는 아이가 무척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축구와 인라인을 모두 경험하면서 느꼈던 점,
그리고 아이마다 잘 맞는 운동이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남자아이라면 축구는 기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째가 여섯 살이 되던 해,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주변 남자아이들도 많이 하는 운동이었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체력도 기를 수 있으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빠르게 달리지 못했습니다.
공이 굴러가도 자연스럽게 쫓아가서 차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운동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아이들 사이에서는 더욱 위축되는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쓰였던 건 아이에게 승부욕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공을 빼앗으려고 달려들고, 골을 넣으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그렇게까지 열심히 해보려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아이도
알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아무리 애써도
다른 아이들처럼
잘하기 어렵다는 것을요
그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얘는 운동은 아니구나.
인라인을 처음 타던 날, 엄마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 친구가 인라인을 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한번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체험 수업에 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인라인 장비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당시 아이는 체구가 작았고, 작은 몸으로 무거운 장비를 신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쓰였습니다.
체험하는 내내 아이가 안쓰러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의 반응은 제 예상과 달랐습니다.
아이는 인라인 학원에 등록해 달라고 했습니다.
평소 무언가를 꼭 하고 싶다며 조르는 아이가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자기도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엄마 눈에는 힘들고 안쓰러워 보였지만, 아이에게는 달랐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축구를 계속하면서 인라인도 함께 시작하게 됐습니다.
축구는 주 1회, 인라인은 주 2회 다녔습니다.
그리고 인라인을 시작한 뒤 아이의 표정에서 다른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축구보다 인라인을 더 좋아했던 이유
아이는 인라인을 정말 재미있어했습니다.
축구에서는 공을 따라가야 했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뛰면서 상황에 맞춰 움직여야 했습니다.
잘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라인은 달랐습니다.
다른 아이를 이겨야 할 필요도 없었고, 누군가보다 빨리 달려야 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아이는 자기 속도에 맞춰 자세를 배우고, 조금씩 익숙해지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어제는 어려웠던 동작을 오늘은 조금 더 잘하고,
전에는 무서워했던 것을 이제는 해낼 수 있게 되는 것.
아이는 그런 자기 자신의 성장을 즐거워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우리 아이는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경쟁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운동보다,
스스로 연습하고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운동이 더 잘 맞았던 것입니다.
물론 축구가 나쁜 운동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축구를 좋아하고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다만 우리 아이에게는 조금 다른 방식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운동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축구와 농구는 그만뒀지만, 다른 운동은 즐겁게 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아이는 방과후 수업으로 축구와 농구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두 운동 모두 그다지 재미있어하지 않았습니다.
오래 이어가지 못하고 금방 그만뒀습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운동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클라이밍도 해봤고, 외발자전거와 줄넘기도 즐겁게 했습니다.
이 운동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다른 아이들과 끊임없이 경쟁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운동마다 필요한 능력이 다르고, 아이가 어떤 운동을 좋아하는 이유도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여러 가지를 경험하는 동안 우리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더 즐거워하는지는 조금씩 알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축구를 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운동신경이 없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단정하지 않습니다.
축구를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모든 운동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운동에서는 어려움을 느끼더라도, 다른 운동에서는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만의 실력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아이의 능력은 생각보다 여러 방향으로 나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잘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꾸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게 됩니다.
친구는 축구를 잘하는데 우리 아이는 왜 저럴까?
다른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우리 아이는 왜 뒤로 물러설까?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여러 운동에 보내보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한 가지 활동에서 보이는 모습만으로 아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요.
운동 안에서도 잘하는 운동과 어려워하는 운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운동뿐 아니라 공부나 예술, 친구 관계 등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어떤 아이는 경쟁하면서 의욕을 얻고, 어떤 아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무언가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누가 더 낫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마다 잘 맞는 방식이 다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한 가지를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빨리 포기하거나 단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볼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더 편안해하는지, 무엇을 할 때 스스로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지 살펴보고 싶습니다.
인라인을 처음 타던 날, 저는 아이가 너무 작고 힘들어 보여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그만두고 싶어 하는 대신 더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제가 봐야 했던 건 아이가 얼마나 서툰지가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의 모든 재능을 부모가 미리 알아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에게 맞는 것을 함께 찾아가는 일은 부모가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가 못하는 것을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우리 아이가 즐겁게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주는 것.
저는 그것도 부모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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