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1학기 때부터 마음 한구석으로는 황소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물론 엄마 마음만 그랬다.
아이는 엄마의 계획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아이는 소마를 워낙 좋아한다.
수업도 열심히 다니고, 소마에 가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소마 진도를 따라가는 것 외에 별도로 공부하는 건 거의 없었다.
소마는 열심히 다녔지만, 따로 공부한 건 많지 않았다
그리고 작년에 담당 선생님이 바뀌었다.
선생님은 아이를 살펴보시더니 산만하고 집중을 잘하지 못하니 일단 본교재에 집중하자고 하셨다.
(당시엔 몰랐지만,아이는 ADHD가 있다)
부교재나 다른 숙제를 추가로 하지 말고
소마 진도부터 잘 따라가자는 말씀이었다.
나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소마 수업 자체는 좋아했지만,
한자리에 앉아 꾸준히 문제를 푸는 건 쉽지 않았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시키기보다는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마를 다니면서 별도로 꾸준히 한 건 연산 교재인 소마셈 정도였다.
교과 문제집도 사 보았다.
하지만 1학년 때는 생각처럼 잘되지 않았다.
문제집을 사는 것과 아이가 실제로 끝까지 푸는 건 전혀 다른 일이었다.
그러다 올해 11월쯤 황소 시험을 한번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팽이 하나에 움직인 아이, 최상위 문제집을 시작하다
시험을 생각하고 처음 구매한 교재는 2학년 2학기 최상위 문제집이었다.
기본 문제집은 지금 아이에게 너무 쉽다고 생각했다.
3학년 2학기까지 진도를 나가려면 2학년 1학기는 과감하게 건너뛰고 2학년 2학기부터 시작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지금 생각하면 나름대로 계획은 거창했다.

문제는 아이를 움직이게 하는 일이었다.
우리 아이는 보상이 있어야 움직이는 편이다.
마침 그때 팽이에 푹 빠져 있었다.
그래서 최상위 2학년 2학기 문제집을 다 풀면 팽이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한 달 만에 문제집 한 권을 끝냈다.
물론 모든 문제가 쉬웠던 건 아니다.
어려워했고, 틀리는 문제도 많았다.
그래도 팽이를 얻겠다는 목표 하나로 끝까지 해냈다.
그때는 조금 희망이 생겼다.

이렇게 하면 다음 학기 문제집도 풀 수 있겠구나.
마음만 먹으면 생각보다 진도를 낼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여름방학이 되었다.
여름방학에 시작한 3학년 1학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다음으로 3학년 1학기 최상위 문제집을 샀다.
그런데 10월인 지금까지도 끝내지 못했다.
생각보다 문제는 어려웠고, 여름방학에는 많이 놀기도 했다.
다시 공부하는 흐름을 잡고 마음을 다잡는 데 9월이 거의 다 지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마음속으로는 황소 시험을 준비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아이가 해낸 공부량은 내가 처음 생각했던 계획과는 차이가 컸다.
그러다 드디어 시험 날짜가 정해졌다.
접수도 마쳤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뭘 그렇게 준비했다고 합격을 기대하겠어.'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솔직히 한편으로는 기대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소마를 꾸준히 다녔으니까, 어쩌면 조금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황소 합격 후기를 찾아보고 충격받았다
시험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제 와서 뭘 준비하면 좋을까.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시험을 준비했을까.
그동안 궁금하면서도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던 황소 합격 후기를 어젯밤 처음으로 검색해 봤다.
그런데 읽을수록 놀라웠다.
많은 후기에서 시험을 위해 특별히 대비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평소 하던 공부를 꾸준히 했을 뿐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럼 평소에 어디까지 공부했을까?
교과 진도는 3학년까지 나간 게 기본
4학년 진도까지 공부했다는 아이들도 있었고, 5학년 과정까지 나갔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성대경시 3학년 문제집까지 풀었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았다.
나는 한참 동안 그런 후기들을 읽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뭘 했다고
합격을 바랐을까?'
우리 아이는 아직 3학년 1학기 최상위 문제집도 끝내지 못했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몇 학년 앞선 교과 과정을 공부하고, 경시 문제까지 풀고 있었다.
물론 인터넷에 올라온 합격 후기만으로 모든 아이의 상황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시험을 코앞에 둔 엄마에게는 그런 글들이 생각보다 불안함을 준다
저는 선행을 무조건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집 아이가 몇 학년 문제집을 푼다고 해서 우리 아이까지 따라가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마다 속도도, 공부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다르니까
특히 우리 아이는 ADHD라서 공부를 시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소마 수업을 좋아하고 꾸준히 다니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때가 많다
그런데 시험을 앞두고 다른 아이들의 공부량을 알게 되니 마음이 흔들렸다
사 놓고 끝까지 못 푼 문제집,
아이가 힘들어해서 "조금 쉬어도 돼" 했던 순간들
그땐 아이에게 맞는 속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이 틀렸다고 보진 않는다.
그래도 막상 시험이 다가오니 '선행을 조금 더 시킬 걸' 하는 후회가 또 올라온다
선행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막상 뒤처진 것 같으면 후회하게 되는 마음
지금 내가 딱 그렇다.
초2 황소시험 앞두고 연산에 발목잡히 후기
9세 황소수학 준비하며 깨달은 '연산 선행'의 현실
저는 사실 초등학생의 과도한 선행을 반대합니다.하지만 아이를 직접 키우며 학군지 속에서 유명 학원 레벨테스트를 준비하다 보니 깨닫게 된 차가운 현실이 있습니다. 학교 진도만 차근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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